제주에서 겨울 한달살기나 겨울 여행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시다면, 아마 '1100 고지'라는 단어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저는 8년 제주 한달살기 중에 세 번은 겨울방학 때도 한달살기를 했었거든요. 겨울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얻은 아이와 함께 눈꽃 제대로 즐기는 노하우를 공유해보려고 해요.

출발 전 꼭 체크해야 하는 것들
눈이 왔다고 신나서 바로 차 키부터 챙기면 낭패 보기 십상이에요. 1100고지는 도로 통제가 워낙 잦거든요.
저는 전날 밤부터 제주지방경찰청 교통통제상황을 들락날락하며 도로 상황을 살피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제주교통정보시스템 CCTV를 직접 확인해요. 내 눈으로 "길 열렸다!" 하는 걸 봐야 비로소 시동을 겁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올라갔다가 중간에 차를 돌려야 할 때의 그 허탈함은 겪어본 사람만 알거든요. 그리고 제주는 눈이 어느정도 정비되고 나서 체인이 있는 차량에 한해서 이동이 가능한 때도 많기 때문에 스노우체인 꼭 챙기시면 좋아요.
1100고지 가는 날엔 무조건 아침 8시 전후에는 도착한다는 생각으로 움직여야 해요. 휴게소 주차장이 생각보다 훨씬 좁아서 딱 열댓 대 들어가면 끝이거든요. 조금만 늦어도 갓길에 줄줄이 세워야 하는데, 혼잡해지기 시작하면 금방 경찰분들이 오셔서 빼라고 해요.
해가 높이 뜨면 그 예쁜 눈꽃들이 녹아 질척거리기 시작해요. 뽀드득 소리 들으려면 조금 부지런히 움직이는 게 좋아요.
제가 자주 다녔던 눈꽃 드라이브 코스
저지리 쪽에 숙소를 잡았을 때 자주 다녔던 길인데, 여러분께도 살짝 알려드릴게요. 서쪽에서 가신다면 이 코스로 한번 움직여보세요.
일단 1112번 비자림로 방향으로 먼저 핸들을 꺾어서 달리다 보면 사려니숲길 쪽 삼나무 터널이 나오는데, 거기 눈 쌓인 풍경이 정말 예술이에요. 그 길을 충분히 즐기고 나서 다시 1100 도로로 갈아타면, 또 다른 느낌의 삼나무 터널을 만날 수 있고요.
한 번의 외출로 겨울왕국에 두 번이나 들어가는 셈이죠. 참,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사진 찍으시는 분들이 툭 튀어나올 때가 있어서 항상 조심히 운전하셔야 해요.

아이 동반이라면 챙겨야 할 것들
| 구분 | 눈꽃 즐기기 실전 준비물 |
|---|---|
| 복장 준비 | 얇은 옷 여러 겹(레이어드), 방수 바지/장갑/장화, 여벌 옷(차 대기용) |
| 안전 용품 | 아이젠 또는 미끄럼 방지 등산화나 방한 부츠 |
| 차내 식사 | 보온병(온수), 컵라면, 젓가락, 물티슈, 판판한 종이 상자(식탁용) |
| 정리/체크 | 밀봉 지퍼백(쓰레기 회수용), 실시간 도로 CCTV 및 경찰청 통제 상황 확인 |
산 위는 아래랑 공기부터 달라서 아이들은 두꺼운 패딩 하나 입히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히는 게 훨씬 나아요. 신나게 뛰어놀다 보면 땀이 나는데, 그때 하나씩 벗겨주면 감기 걸릴 걱정이 좀 덜하거든요. 방수 바지랑 장화, 장갑은 기본이고요, 혹시 옷이 젖을 수도 있으니 갈아입힐 여벌 옷은 꼭 차에 실어두세요.
그리고 우리 가족만의 꿀팁인데, 1100고지 휴게소 편의점은 눈 오는 날이면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아예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가득 담고 컵라면과 젓가락을 챙겨서 차에서 먹을 준비 완벽하게 해서 가요. 차 안에서 눈 쌓인 숲을 보며 먹는 컵라면이 진짜 별미거든요. 차 안에 마땅한 테이블이 없으니 판판한 종이 상자 하나 챙겨가 보세요. 아주 훌륭한 식탁이 됩니다. 먹고 나서 정리하고 챙겨 와야 하니까 물티슈와 밀봉되는 지퍼백도 가져가시면 좋을 거예요.

람사르 습지 산책과 어승생 썰매장
배가 든든해졌으면 휴게소 바로 앞 람사르 습지 데크길을 천천히 걸어보세요. 20분 정도면 충분히 도는 평평한 길이라 어린아이들도 걷기 좋아요. 유모차도 갈 수 있을 정도니까요.
다만 데크가 꽤 미끄러워서 신발은 꼭 미끄럼 방지가 되는 걸로 신겨주시거나 아이젠을 챙기시고, 화장실은 산책 전에 미리 다녀오는 게 줄 서는 시간을 아끼는 길입니다. 화장실은 1100고지 휴게소 GS25 옆에 있어요.
아직 아이들 체력이 남았다면 근처 어승생 썰매장(해안동 산63-44)까지 찍고 오시는 코스를 추천해요. 저희는 차를 탁송해서 보낼 때 아예 집에서 쓰던 눈썰매를 실어 보내거든요. 완만한 곳부터 제법 스릴 있는 코스까지 있어서 애들이 지칠 때까지 타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가요.
저희 가족에겐 겨울 한달살기 최고의 선물이었던 곳이에요. 겨울 제주를 계획하신다면 제가 알려드린 코스대로 꼭 한번 다녀와 보세요.

직접 경험 기반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도로 통제나 시설 운영은 시기별로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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